2002년 6월 28일
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(현 서원구) 수곡동의
한 빌라의 옥상 물탱크실에서
6월 5일 실종된 43살 강정숙 씨의 시신이
아들 송군의 의해 발견된다.
6월 5일 오후 4시 ~5시 사이
송 군은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.
7교시까지 수업을 들은 후 집에 도착했을 때,
평소와는 다른 풍경에 조금 의아했다고 기억한다.
거실에 있던 소파는 한참 나와 있었고,
소파 뒤 붙박이장 문은 열려 있었으며
식탁의자 하나는 넘어져 있었다.
당시 송 군은 대청소를 하시는 중이신가?
라는 생각을 했고, 거실의 수화기를 들었지만
신호음이 가지 않아 안방에 들어가 보니
전화선이 뽑혀 있었다고 기억한다.
부엌에는 저녁 준비를 하다 만 흔적이 남아있었다.
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여동생 송양도 돌아와
함께 엄마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.
실종신고를 접수했다.
그러나 출동한 경찰은 자택 내부는
수사하지도 않은 채 '접수해놓겠다'라는 말만
남기고 자리를 떠나버렸다.
몸이 불편한 남편 송 씨는 경찰서를 찾아가
수사를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,
담당 형사들은 바람이 나서 가출했을 거라며
조금 있으면 집으로 돌아올 테니
기다리라고만 했다.
그러다 이상한 점을 발견한 송 씨
2002년 6월 5일, 오후 5시 22분부터
2002년 6월 7일 오후 12시까지
여러 차례에 걸쳐 총 1000만 원이
통장에서 인출된 것을 알게 된다.
평소 100원짜리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던
강 씨였기에, 송 씨는 범죄를 예감했다.
경찰이 나서지 않자 남편 송 씨는
불편함 몸을 이끌고 직접 아내의 흔적을
쫓아다녔다. 그러다 현금이 인출된
은행에서 뜻밖의 단서를 찾게 된다.
바로 돈을 인출해 간 남성의 모습이
폐쇄회로(CCTV)에 찍힌 것이다.
송 씨는 이 남성의 모습을 가지고 경찰서에 가지만
경찰은 "남자와 놀러 가려면 돈이 필요하니
돈을 인출할 수도 있지 않냐"며 비웃었다.
송 씨가 "아내는 40대 중반이고 사진 속 남자는
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인데 무슨 말이냐"라고
따져 물었지만, 경찰은 오히려
"심 부른 시킨 것일 수 있지 않느냐"라고 반문했다.
경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자
온 가족이 나서 직접 전단지를 돌리고
지하부터 옥상까지 몇 번이고
찾았다고 한다.
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강 씨 집에서는
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.
언젠가부터 집 안에서 뭔가 썩는 냄새가
나기 시작했던 것이다.
아들과 딸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고,
아들은 그 냄새의 원인을 따라 옥상으로
올라갔다. 옥상 문을 여니 냄새가 나지 않아
다시 내려가려는 순간
옥상 물탱크실이 눈에 띄었다.
물탱크실 앞에 구더기가 아주 많았던 것이다.
송 군은 물탱크실 문을 열고 안으로
들어간 순간
벽과 물탱크 사이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
부패된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한다.
이렇게 실종 23일 만에
다른 곳도 아닌 가족의 근처에서
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강 씨.
강 씨의 사망원인은 '부패로 인한 사인불명'
뒤늦게 수사에 나선 경찰들이
유력 용의 선상에 올린 것은 남편 송 씨였다.
그 이유는 현관문을 억지로 열려고 한 흔적도 없었기 때문에
면식범의 소행일 것이고,
강 씨 가족이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은
복도식 원룸 구조라 방음이 잘 되지 않는데
여자 비명소리 나 다투는 소리를 들은 사람 또한
없었기 때문이다.
하지만 남편 송 씨는 그날의 알리바이가 확실했다.
그렇지만 경찰들은 남편 송 씨가 범인일 것이라고
단정 짓고 계속해서 수사를 진행했다.
송 씨는 1991년 6월 교통사고로
왼쪽 팔을 잃고, 한 쪽다리도 불편해
장애 1급을 판정받은 장애인이다.
이러한 사람이 당시 54kg이었던
아내 강 씨의 시신을 한쪽 손만을 사용해
계단을 올라가 물탱크실 구석에
유기하기에는 누가 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.
그리고 범인이라면 자기 집 옥상에
시신을 유기 할리도 없지 않은가..
범인의 단서가 많지 않다.
범인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남성이며,
키는 170cm 정도의 다부진 체격,
스포츠머리에 둥근 얼굴형.
대전에서 돈이 한 번 인출된 것으로 보아
범인은 대전에 거주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
범행의 목적은 '돈'이다.
사건 당일 집 수화기로 카드사별로 전화해
현금인출 잔액을 확인한 것이 그 이유다.
만약 살인이 목적이었다면
시신을 그렇게 유기 할리 없다.
범인은 피해자 강 씨가 죽자
처음에는 집안에 숨기려 이곳저곳을
뒤져 본 듯하다.
그러다가 옥상 물탱크실을 발견하여
거기다가 시신을 유기한 것이다.
다만 왜 23일 동안 가족들이 찾았을 땐
시신을 볼 수가 없었을까?
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그 당시를 똑같이
재현해보았다.
처음 시신은 벽과 물탱크실에 끼여있다가
시신이 부패가 되면서 쓰러진 것으로
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.
경찰들이 수사만 빨리 해줬더라면..
이렇게 장기미제사건이 되지 않았을 사건인데,
너무 아쉽네요..
그냥 전문가도 아닌 제 시선으로 봤을 땐
뭔가 휴가 나온 군인 느낌?
아니면 이제 막 전역한 군인?
아무튼 모든 미제사건들이 해결되어
피해자 가족분들의 마음의 짐이
조금이나마 덜어지길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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